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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에 있는 아난티 코브에서 놀다가 숙소인 연화리 <엔 줄리오>에 돌아와 짐을 풀고, 숙소에서 가까운 식당이라 찾아간 곳이다.(숙소 주인장의 추천도 있었다.)
<엔 줄리오>펜션 베란다에서 바로 코앞에 <굳세어라 금순아> 간판이 보인다. 이미 장거리를 운전해 왔는데 저녁 먹으러 다시 어딘가로 가기에는 피곤하다.
식당 주인이 불교 신자인지 다포에 인쇄한 불교적 느낌나는 좋은 글귀가 많아 찍어 보았다. 우리 모임에도 불교 신자가 세 명, 천주교 한 명, 무교가 세 명이다. 나는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으뜸 큰 가르침'인 종교의 좋은 가르침들은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전복죽이 이 집의 주력 메뉴인 듯하다.
이층에서 먹었는데 길 건너 바로 바다가 보인다. 창밖으로 보이는 해마처럼 생긴 저 빨간 철구조물은 닭벼슬 등대라고 한다. 등대에 올라 자물쇠를 걸며 젊은이들이 사랑을 맹세하는 곳이란다. 젊은이들의 사랑은 늘 불안한가? ㅎㅎ
바다위로 석양빛이 번진다.
닭벼슬 등대가 석양속에서도 붉게 서있다.
흐흐 전복죽 나오기 전에 문어숙회 해삼 멍게 시켜서 일곱 명이 소주 1병과 씨름했다. 천생 여자로 착하게만 살아온 언니들이라 일적불음(一適不飮)까진 아니어도 다들 술을 즐길 줄 모르는 실력. 소주 한 잔을 앞에 놓고 끙끙대느라 맛있는 안주 사진은 못 찍었다. 아쉽 ~
주메뉴 전복죽이 작은 가마솥에 끓여져 나왔다. 회를 미리 좀 시켰기 때문에 죽은 5인분만 시켰다. 양이 너무 많아 모두 입을 떠억 벌렸다.
각자 앞그릇에 덜어서 먹었다. 전복이 많이 씹혔다. 맛도 구수하고 좋았다.
캄캄한 밤 바다의 닭벼슬 등대 불빛을 보며 수다를 떨다가 일어섰다. 나오는 길에 또 예쁜 글귀 하나 마음에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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