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지 2년? 3년? 모르겠다. 암튼 산 지 얼마 안 된 우리집 에어컨에서 고약한 곰팡이 냄새가 나서 에어컨을 틀기가 무서울 지경이 되었다. 분명 내부에 있는 관의 어딘가에 물기가 고여 있다가 곰팡이를 피게 했을 것이다. 외부 필터는 해마다 사용하기 전 깨끗이 세척하여 강력한 햇살 아래서 이틀 정도 말리니 외부 필터 문제는 아닐 터.
집에서 내가 손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대구에서 에어컨 청소 잘하는 업체를 검색해 보았다.
스탠드형 한 대 청소에 소요비용이 12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노임 단가 등을 고려했을 것이다. 청소에 쓰이는 용액은 친환경 제품을 쓴다고 한다. 화학적 살생제의 무서움은 가습기 소독약 때문에 전 국민이 다 아는 상황이니 나 역시 그게 제일 겁난다. 돈보다도 혹시나 청소액이 몸에 나쁠까 싶어 일단 망설여졌다.
그래서 나름 해결 방법을 찾아 보았다.
일단 켤 때는 10분 이상 문을 열어 환기시킨 후 냄새가 좀 사라진 뒤에 문을 닫았다.
중요한 것은 끌 때 잘 꺼야 하는 것이다.
1) 첨에는' Ai 모드'를 선택한 뒤 꺼서 100초간 에어컨 자체 내에서 습기를 말릴 시간을 주어 보았다.(첨부터 이 과정을 지켰다면 이렇게 냄새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무식했던 나는 냉방 상태에서 바로 에어컨을 꺼버렸다. 에어컨이 가동될 때 냉각 시 에어컨 내부에 응결되어 있던 물방울들이 미처 마를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이 방법은 효과가 거의 없었다.(곰팡이가 피기 전에 해야 하는 일이었다.)
2) '제습' 모드를 한 시간 정도 돌린 뒤 Ai 모드로 꺼보았다. 오매낫, 숨 막혀 죽는 줄 알았다. 집안에 습기를 제거하면서 에어컨이 자신의 몸에 습기를 빨아들였을 것이다. 나는 바보 멍충이다.
3) 끄기 전 '송풍' 모드를 한 시간 이상 가동한 뒤 Ai로 돌아와 껐다. 오호라 ~ 답은 요놈이었다. 다음날 에어컨을 켜니 거짓말처럼 냄새가 사라졌다. 이제는 매번 이 과정을 거친다. 대프리카의 더위를 견디기 위해 밤 늦도록 에어컨을 돌리다가 잠들기 한 시간 전에 '송풍모드'를 가동시킨다. 바람이 불어 나오며 자체 내부의 습기를 말리는가? '송풍모드'를 끝낸 후 'Ai모드'를 선택해서 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후각 예민한 내게 냄새가 1도 안 나니 에어컨 냄새 문제는 해결된 듯하다.
(오래된 에어컨에도 이 방법이 적용될지는 장담을 못하지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