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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현대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전 다녀오다./2018.5.31./영화보다 더 감명깊은 관련 다큐 영상 꼭 보시길

by 토토의 일기 2018.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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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에서 예고되어 왔던 김환기전이 지금 열리고 있다. 남편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날. 2전시실 뉴욕시대 작품들을 전시해둔 마지막 방을 찾았을 때 가슴에서 쿵 울림이 왔다. 푸른 색 계통의 전면 점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앞에서였다.

대형 화면 위를 가득 채운 푸른색 점, 그것을 둘러싼 선.

푸른 색 점과 그것을 둘러싼 네모로 가득 채워진 화면에서 나는 바다를 보았다. 아니 바다에 반짝이는 푸른 햇살을  보았다. 들여다보고 섰으니 가슴이 쿵쿵 뛰었다.

뉴욕시대에서는 화면에 자연의 모티프는 사라지고, 순수한 색면과 색점, 색선의 단순한 추상적 구성으로 진행되었다는데, 나는 왜 그 그림에서 바다가, 햇살이 보였을까.

푸른 색 전면점화('화면 전체를 점으로 채운 그림'이란 뜻이겠지?)가  전시된 그 마지막방에서 나는 나무도 보고 산도 보고 물결의 소용돌이도 보고 별빛도 보았다. 화가가 타국에서 그리워한 고향의 자연을 대형 화폭에 점으로 가득 채워넣은 건  아닐까. 타국에서 그가 품었던 고국에 대한 향수를 그림을 통해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전남 신안에 있는 안좌도란 작은 섬에서 두 개의 섬을 소유할 만큼 부자였던 집안에서 태어나, 그 부유함을 예술과 맞바꾸어 멋스럽게 살다간 김환기.


어렸을 때는 자연과 더불어 자랐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의 푸른 색 점들은 어린 시절 그가 보았을 신안 앞바다의 반짝이는 소금 결정체와도 닮았다. 아니, 바다위에 산란하는 햇빛과 더 닮았나?


청년기에는 서로의 지성에 끌려 사랑하게된 뮤즈(수필가 김향안)를 만나 평생의 동반자로 살았다.


 

미술에 대해서는 이론과 실력을 겸비하여 한국 최초의 추상화가로 자리매김하였으니, 화가 김환기는 멋진 인생을 살다간 분이다.

전시장에는 그의 습작품들도 걸려있었다. 그가 얼마나 꼼꼼히 그림에 대해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흔적이다. 대형화폭을 채우기  전에 미리 작은 노트에 색과 면의 배치를 연습해 보고 작업한 듯. 그림에 대한 겸허한 자세와 성실함이 느껴진다.


기타 전시회 관련 안내

이런 전시회 관람료가 천원이라니. 너무나 고마운 일이다.  대구 시민들이 이 전시회를 놓치면 너무 아까울 것 같다. 나는 두어 번 더 가볼 생각이다.

 
전시회에 가면 안내전단을 꼭 챙겨와서 꼼꼼히 읽어본다.

 

3전시실은 아카이브 전시공간이다. 작가의 연보를 시각화한 그래픽 자료와 사진, 표지화, 판화, 팸플릿, 도록, 서적을 포함하여 작가가 직접 사용했던 안료와 공구 등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2전시실은 일본 동경 시대(1933-37)와 서울 시대(1937-56), 파리 시대(1956―59)와 서울 시대(1959-63), 뉴욕시대(1963-74), 세 시기로 구분하여 작품의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림에 대한 저작권 문제로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가슴 가득 느끼고 오시면 된다.

전시회에 가면 관련 영상물을 틀어준다. 나는 이번 김환기전의 영상을 참 감명 깊게 봤다. 세 편의 영화를 본 느낌이었다. 김환기의 그림세계를 소상히 설명해 주고 있어 이해가 쏙쏙 되게 만들었고, 영상의 아름다움은 덤이다. 다음에 가서 다시 한번 볼 것이다. 꼭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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