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소개
스플릿(2016)은 도박 볼링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앞세우지만, 실제로는 무너진 인생들이 다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한국영화이다.
한때 볼링계의 전설로 불렸지만 사고 이후 밑바닥 인생으로 추락한 철종, 세상과 쉽게 섞이지 못하지만 레인 위에서는 누구보다 정확한 재능을 보여주는 영훈, 그리고 그 둘 사이를 잇는 생활형 브로커 희진이 한 팀처럼 얽히면서 이야기가 움직인다.
이 영화의 매력은 거창한 기적을 외치는 데 있지 않다. 대신 이미 한 번 꺾인 사람들이 다시 손에 공을 쥐고 자기 몫의 타이밍을 되찾아가는 장면에 힘을 준다. 볼링장 특유의 소음, 핀이 쓰러지는 타격감, 돈이 오가는 긴장감 위에 인간적인 온기가 덧입혀지면서 스포츠영화와 성장영화, 생활 드라마의 결이 자연스럽게 겹친다. 화려하게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끝내 시원한 감정을 남기는 작품이다.
영화 <스플릿> 리뷰| 전직 국가대표와 볼링 천재의 뜨거운 한판 승부
《스플릿》은 처음 보면 도박 볼링판을 배경으로 한 장르영화처럼 보인다. 그런데 끝까지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것은 돈판의 자극보다 사람들 사이에 천천히 생겨나는 정이다. 철종은 겉으로는 능청스럽고 막 사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은 자기 인생이 망가진 지점에서 오래 멈춰 서 있던 인물이다. 영훈은 말수가 적고 세상과 엇박자로 움직이지만, 볼링공을 손에 쥐는 순간 누구보다 또렷해진다. 희진 역시 푼수처럼 보일 때가 있어도 결국 두 사람을 끝까지 연결해주는 인물이다.
이 영화가 좋은 이유는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구원자로 만들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철종이 영훈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영훈 때문에 철종도 다시 살아난다. 희진도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이 부서진 사람들을 한 판 위에 세워주는 축이다. 그래서 이 영화의 승부는 단지 누가 이기고 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각자 이미 한 번씩 크게 진 사람들이 다시 자기 손으로 한 번 던져보는 이야기라는 점이 더 크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볼링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긴장감 있게 풀어낸 한국영화가 드물다. 핀 몇 개가 남아 있는 상황, 공의 궤적, 레인 끝에서 터지는 소리 같은 요소가 인물의 감정과 맞물리면서 생각보다 훨씬 박진감 있게 다가온다. 그래서 《스플릿》은 스포츠영화처럼 시원하고, 범죄 오락영화처럼 쫄깃하며, 마지막에는 이상하게도 따뜻하다. 크게 유명세를 타지 못한 것이 아쉬운 작품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영화가 아니다.
영화정보
제목: 스플릿
영문 제목: Split
개봉: 2016년 11월 9일
국가: 한국
장르: 드라마
상영시간: 121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최국희
주요 출연: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정성화, 권해효
주요 인물: 철종, 희진, 영훈, 두꺼비, 백 사장
한줄 성격: 도박 볼링판에 뛰어든 밑바닥 인생들의 승부와 재기를 그린 성장 드라마이다.
제목 뜻
영화 제목 ‘스플릿’은 볼링 용어에서 온 말이다. 첫 번째 투구 이후 핀이 멀찍이 갈라져 남아 있어 처리하기 어려운 상태를 뜻한다. 즉 한 번에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고, 간격이 벌어진 채 난감하게 남은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영화는 그 볼링 용어를 인물들의 삶에 겹쳐놓는다. 철종의 인생도 한 번에 무너져 깔끔하게 끝난 것이 아니라, 상처와 미련과 빚과 과거가 여기저기 흩어진 채 남아 있다. 희진 역시 아버지가 남긴 볼링장과 현재의 생계 사이에서 갈라진 삶을 산다. 영훈 또한 세상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못한 채 자기만의 궤도 안에 남아 있다. 그러니 이 제목은 단순히 볼링 기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쉽게 처리되지 않는 삶의 모양을 뜻한다. 남은 핀을 어떻게든 다시 맞혀보려는 시도가 곧 이 영화 전체의 감정과도 닮아 있다.
등장인물 / 배우 / 역할
윤철종 / 유지태
한때는 이름을 날리던 볼링 선수였지만 사고 이후 삶이 크게 무너진 인물이다. 현재의 철종은 술기운과 허세, 생활력과 비루함이 한데 섞여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낮에는 변변치 않은 일로 연명하고, 밤에는 도박 볼링판을 떠돌며 돈을 번다. 하지만 단순한 한량이나 사기꾼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그는 여전히 볼링을 버리지 못했고, 자신이 한때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완전히 잊지도 못한다. 영훈의 재능을 알아보는 눈이 있다는 점, 마지막 승부에서 돈보다 사람을 택하는 점을 보면 철종은 망가졌어도 완전히 끝난 인물은 아니다. 이 영화는 철종을 통해 재능을 잃은 사람이 아니라 방향을 잃은 사람이 어떻게 다시 살아나는지를 보여준다.
주희진 / 이정현
희진은 도박 볼링판의 판을 연결하는 브로커이자, 철종과 영훈 사이를 잇는 실질적인 중간축이다. 겉으로는 생활력 강하고 말 빠르고 능청스러운 인물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누구보다 현실의 무게를 오래 견딘 사람에 가깝다. 그녀가 돈판을 오가는 이유도 단순한 탐욕이라기보다 살아남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 동시에 희진은 영훈을 가장 세심하게 돌보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영화 속 희진은 단순한 홍일점이나 장르적 장식이 아니라, 이 거친 이야기의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철종이 감정적으로 흔들릴 때도, 영훈이 세상과 부딪힐 때도, 희진은 그 둘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도록 붙들어주는 사람이다.
박영훈 / 이다윗
영훈은 세상과의 소통이 서툴고 자기만의 질서 안에서 움직이는, 자폐 성향을 지닌 볼링 천재이다. 그러나 영화는 영훈을 단순히 불쌍한 존재나 기적의 천재처럼 소비하지 않는다. 그에게 볼링은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거의 세계 그 자체이다. 레인 위에서는 누구보다 정확하고 집중력 있게 움직이며, 남들이 감으로 치는 장면에서도 그는 각도와 움직임을 본능처럼 읽어낸다. 철종은 처음에는 그런 재능을 돈으로 바꾸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영훈이라는 사람 자체를 보게 된다. 영훈은 이 영화의 순수함이자 핵심 동력이다. 그가 등장하면 영화의 방향이 달라지고, 승부의 의미도 달라진다.
두꺼비 / 정성화
두꺼비는 철종과 과거부터 악연으로 얽힌 라이벌이다. 전직 볼링 선수 출신이라는 설정 위에 자격지심과 열등감, 비뚤어진 승부욕이 덧씌워진 인물이다. 현재의 그는 재력과 판세를 이용해 철종을 압박하고, 사람을 돈과 도구로만 보는 냉혹한 태도를 드러낸다. 그래서 두꺼비는 단순히 나쁜 놈이라기보다, 철종이 끝내 닮고 싶지 않은 미래 같은 존재로 보이기도 한다. 과거의 경쟁심을 아직도 벗지 못했고, 이기기 위해서라면 사람을 망가뜨리는 것까지 서슴지 않는다. 영화 후반 갈등이 가장 거칠어지는 지점도 결국 두꺼비 때문이다.
백 사장 / 권해효
백 사장은 도박 볼링판의 큰손으로, 이 세계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노골적으로 감정을 터뜨리기보다 여유 있는 태도로 판을 읽고 사람을 움직인다. 겉으로는 느슨해 보이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판세를 장악하는 인물이며, 영화 후반 커다란 승부의 무대를 제공하는 역할도 맡는다. 백 사장은 선악으로 단순히 나누기 어려운 인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가 이 영화의 긴장감을 더 크게 키우는 존재라는 점이다. 작은 도박판이 큰 게임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백 사장은 세계의 규모를 바꾸는 장치가 된다.
상세 줄거리와 결말
전설이었던 남자, 밑바닥으로 내려오다
영화는 철종이 한때 얼마나 대단한 볼링 선수였는지를 먼저 보여준다. 과거의 철종은 관중의 시선을 받으며 레인 위에서 존재감 자체가 다른 선수였다. 공이 손을 떠나는 순간부터 핀이 쓰러질 때까지 모든 흐름이 자연스럽고, 사람들은 그의 플레이를 보며 환호한다. 하지만 영화는 그 영광을 오래 붙들지 않는다. 곧 현재의 철종이 등장하고, 그는 더 이상 박수받는 선수가 아니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생활은 초라하며, 남은 것은 술기운과 자존심뿐이다. 볼링은 여전히 그의 몸에 남아 있지만, 삶은 이미 레인 밖으로 밀려난 상태이다. 그는 도박 볼링판을 전전하며 겨우 돈을 벌고, 한때의 재능을 초라하게 소모하면서 살아간다.
이 초반부가 중요한 이유는 철종이 단순히 처음부터 바닥 인생인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때문이다. 그는 원래 높이 올라가 본 사람이고, 그래서 더 처절하게 무너진 사람이다. 영화 속 철종은 겉으로는 허술하고 장난스럽게 행동하지만, 그 안쪽에는 자기 자신을 향한 체념과 분노가 뒤엉켜 있다. 이미 잃어버린 것을 인정하지 못한 사람, 그렇다고 다시 올라갈 자신도 없는 사람의 얼굴이다. 그래서 철종이 처음 영훈을 보게 되는 장면은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멈춰 있던 인생에 다시 균열이 생기는 시작점처럼 보인다.
세상과 어긋난 천재, 영훈을 발견하다
철종은 어느 볼링장에서 영훈을 보게 된다. 영훈은 사람들과 어울려 수다를 떨거나 분위기를 읽는 타입이 아니다. 대신 자기만의 리듬으로 움직이고, 볼링공과 핀의 관계에 유난히 깊게 몰입한다. 다른 사람들은 대충 넘기는 각도와 배치, 남은 핀의 형태를 영훈은 집요할 정도로 정확하게 바라본다. 철종은 처음에는 그를 이상한 청년쯤으로 보지만, 곧 그 안에 숨은 재능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챈다. 그냥 점수를 좀 잘 내는 수준이 아니라, 일반적인 선수들이 감으로 처리하는 장면을 거의 계산에 가깝게 읽어내는 것이다.
영훈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낯선 사람의 말에 바로 반응하지도 않고, 자기 루틴이 깨지는 것을 불편해한다. 그럼에도 철종은 그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한때 자신이 레인 위에서 느꼈던 감각을 영훈에게서 다시 보기 때문이다. 희진 역시 이 가능성을 알아보고, 철종과 함께 영훈을 도박 볼링판에 세울 방법을 고민한다. 여기서부터 셋의 묘한 팀플레이가 시작된다. 처음의 목적은 분명하다. 영훈의 재능을 이용해 돈을 벌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이 관계를 단순한 착취 구도로만 밀어붙이지 않는다. 같이 이동하고, 같이 먹고, 같이 볼링장을 오가면서 세 사람은 점점 서로의 결핍을 건드리게 된다. 철종은 영훈을 돈 되는 패로 보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를 보호하고 싶어 한다. 영훈은 철종을 쉽게 따르지 않지만, 점차 그와 함께 레인 위에 서는 것에 익숙해진다. 희진은 두 사람 사이를 조정하면서도 이미 가족 같은 감정을 키워간다.
도박 볼링판에서 연승을 거두다
철종과 영훈이 한 팀처럼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도박 볼링판의 분위기는 달라진다. 철종은 판을 읽는 법을 알고, 상대를 흔드는 법을 알고, 사람들의 허세와 심리를 건드릴 줄 안다. 영훈은 그런 계산과 상관없이 오직 레인과 핀에만 집중한다. 이 조합은 의외로 강하다. 철종의 경험과 영훈의 순수한 재능이 한데 맞물리자 그들은 작은 판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희진은 브로커 역할을 하며 더 큰 판을 연결한다. 그렇게 셋은 점점 더 큰 돈이 오가는 승부에 발을 들인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여러 볼링 경기 장면을 통해 리듬을 끌어올린다. 철종이 일부러 상대를 자극하거나 흐름을 끊어놓고, 그 사이 영훈이 정확하게 핀을 정리하는 방식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와는 다른 쾌감을 만든다. 특히 영훈이 까다로운 핀 배치를 해결하는 순간들은 영화의 핵심 볼거리이다. 단순히 “잘 친다”가 아니라, 남들이 포기할 법한 상황에서 이상하리만큼 정확한 한 방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반복되며 그가 왜 천재인지 설득한다.
하지만 판이 커질수록 위험도 커진다. 돈이 모이는 곳에는 반드시 사람을 물건처럼 보는 자들이 끼어든다. 그리고 그 자리에 철종과 오래전부터 악연으로 묶여 있던 두꺼비가 다시 등장한다. 두꺼비는 철종의 몰락을 누구보다 즐기는 인물이다. 과거의 경쟁심과 열등감이 섞인 채로 철종을 비웃고, 동시에 영훈의 재능도 탐낸다. 이때부터 영화는 단순한 팀 성장 드라마를 넘어, 누가 누구를 사람으로 보느냐의 문제로 옮겨간다. 철종 일행에게 영훈은 점점 가족에 가까워지지만, 두꺼비에게 영훈은 돈을 벌게 해주는 희귀한 도구일 뿐이다. 갈등의 축이 선명해지는 순간이다.
두꺼비의 개입, 관계가 무너지기 시작하다
영화 중반 이후 긴장이 커지는 이유는 두꺼비가 단순히 경기 상대가 아니라, 철종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건드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는 철종이 망가진 지금의 모습을 비웃으면서도, 여전히 철종에게서 제거하지 못한 경쟁심을 느낀다. 그래서 철종을 괴롭히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철종이 새로 붙잡은 희망까지 망가뜨리려 든다. 그 희망이 바로 영훈이다. 두꺼비는 영훈의 재능을 눈여겨본 뒤 그를 빼앗아 가려 하고, 희진의 약점을 이용해 철종과 영훈, 희진 사이의 관계를 흔들어놓는다.
영훈은 철종 곁에서는 안정적으로 실력을 드러내지만, 낯선 환경과 폭압적인 방식 속에서는 제 능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다. 두꺼비는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재능만 있으면 어디서든 똑같이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원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자 더 거칠게 영훈을 몰아붙인다. 이 대목은 영화가 영훈을 단순한 ‘천재 카드’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영훈의 실력은 기계처럼 자동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와 익숙한 관계 속에서 비로소 온전히 드러난다.
한편 철종은 영훈이 사라진 뒤에야 그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더 분명하게 깨닫는다. 영훈의 집과 흔적 속에서, 그리고 과거와 연결된 단서를 통해 그는 자신이 단순히 돈 되는 선수를 잃은 것이 아니라, 인생을 다시 붙잡게 해주던 사람을 잃었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그래서 철종은 결국 영훈을 되찾기 위해 움직인다. 이때부터 그의 선택은 이전과 다르다. 예전의 철종이라면 더 큰 판, 더 큰 돈, 더 큰 한탕을 먼저 계산했을 것이다. 하지만 후반부의 철종은 돈보다 사람을 먼저 놓지 않으려 한다. 바로 그 변화가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축이다.
마지막 큰 판, 그리고 퍼펙트에 가까운 마무리
후반부는 더 큰 자본이 얽힌 승부로 확장된다. 백 사장이 개입하면서 판은 훨씬 커지고, 철종과 영훈은 다시 같은 편에 서서 거대한 내기 볼링에 나선다. 여기에는 돈도 걸려 있고 자존심도 걸려 있지만, 철종 입장에서는 그보다 더 큰 것이 걸려 있다. 더 이상 영훈을 빼앗기지 않는 것, 그리고 자기 삶을 두꺼비 같은 인간에게 끝까지 짓밟히지 않는 것이 중요해진다. 철종은 두꺼비의 승부조작 제안을 받아들이는 듯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끝까지 승부를 밀어붙여 흐름을 뒤집는다. 이 장면은 철종이 더 이상 비겁하게 살아남는 쪽이 아니라, 제대로 던지는 쪽을 택했다는 선언처럼 보인다.
이후 두꺼비와의 적대는 더 노골적인 형태로 폭발한다. 철종과 두꺼비의 관계는 단순한 도박판 경쟁이 아니라 오래 묵은 악연의 결산처럼 흘러간다. 그리고 영화는 끝내 철종이 사람을 물건처럼 취급하는 방식과 결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그는 이겨도 잔인하게 복수하는 인물이 되지 않는다. 그 점이 중요하다. 철종은 승부를 통해 자신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하지만, 두꺼비처럼 되지는 않는다.
영화의 마지막 정서는 의외로 따뜻하다. 영훈은 프로 무대에 데뷔해 퍼펙트게임에 가까운 장면으로 나아가고, 철종과 희진이 그 곁에 서는 형태의 해피엔딩으로 정리한다. 철종은 크게 다치고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며, 셋은 이전과 다른 관계로 같은 방향을 본다. 영화는 결국 누군가가 세상을 완전히 이겼다는 느낌보다, 한 번 갈라졌던 삶의 레인이 다시 이어졌다는 느낌으로 마무리된다. 그래서 《스플릿》의 결말은 통쾌하면서도 이상하게 다정하다. 큰 판을 이긴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자기 자리를 다시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영화 끝장면 엔딩씬
영화의 마지막에는 영훈이 더 이상 음지의 도박판 선수가 아니라 정식 무대에 선 모습으로 이어진다. 그는 프로 데뷔전의 레인 위에서 자기 템포대로 투구를 이어가고, 주변은 숨을 죽인 채 그 공의 궤적을 지켜본다. 핀이 연달아 쓰러지며 경기장은 점점 술렁이고, 영훈은 끝까지 집중을 놓지 않은 채 자신의 투구를 마무리한다. 그 장면을 철종과 희진이 함께 지켜본다. 이후 셋이 같은 프레임 안에 놓이며, 이전처럼 도망치거나 흩어지는 분위기가 아니라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기류가 분명하게 잡힌다. 크게 감정을 설명하지 않아도, 이 장면만으로 영훈은 새로운 시작점에 섰고 철종과 희진도 그 옆을 지킨다는 사실이 전달된다. 영화는 승부의 열기 뒤에 남은 이 조용한 동행의 이미지로 끝난다.
결말 해석
《스플릿》의 결말은 단순한 승패보다 관계의 회복에 더 가깝다. 철종은 영훈을 이용 대상으로 보던 자리에서 끝내 지켜야 할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영훈은 음지의 도구가 아니라 자기 이름으로 레인에 선다. 제목처럼 갈라져 있던 삶이 완벽하게 복구되지는 않아도,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말이다.
감상포인트
볼링을 이렇게 긴장감 있게 찍은 한국영화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단순히 공이 굴러가고 핀이 쓰러지는 스포츠 장면이 아니라, 판돈과 심리전이 얹히면서 경기 자체가 서스펜스로 바뀐다.
철종의 캐릭터가 의외로 입체적이다.
망가진 남자이지만 비열함만 남은 인물은 아니다. 영훈을 만나면서 다시 사람다움을 회복하는 과정이 자연스럽다.
영훈 캐릭터의 존재감이 강하다.
말보다 움직임, 감정보다 집중력으로 캐릭터를 설득한다. 레인 위에서만 완전히 또렷해지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희진이 단순한 조연에 머물지 않는 점이 좋다.
분위기를 살리고 이야기를 이어붙이는 역할을 동시에 맡는다. 거친 이야기의 온도를 부드럽게 조절한다.
두꺼비라는 악역이 생각보다 잘 기능한다.
그냥 소리만 지르는 악당이 아니라 철종의 과거와 열등감, 승부욕을 집요하게 건드리는 인물이라 갈등이 선명해진다.
스포츠영화와 범죄 오락영화, 성장드라마가 섞여 있다.
한 장르로만 보기 어렵고 그래서 더 대중적으로 볼 수 있다. 무겁기만 하지도 않고 가볍기만 하지도 않다.
제목과 영화 내용의 연결이 깔끔하다.
스플릿이라는 어려운 핀 상태가 인물들의 인생 상태와도 겹치기 때문에 제목이 단순 장식으로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 정서가 따뜻하다.
억지 감동을 밀어붙이기보다, 한 번 어긋난 사람들이 다시 나란히 서는 장면으로 마무리해서 여운이 남는다.
아래 내용 출처 EBS 영화 ⬇️
EBS 한국영화특선
<스플릿> 방송 정보
아래 내용 출처 EBS 영화 ⬇️
줄거리:
과거 볼링계의 전설이라 불리며 이름을 날리던 ‘철종’은 불운의 사고로 모든 것을 잃고 낮에는 가짜석유 판매원, 밤에는 도박 볼링판에서 선수로 뛰며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지만 볼링만큼은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영훈’을 우연히 만난 후, ‘철종’은 ‘영훈’을 자신의 파트너로 끌어들이게 된다. ‘철종’의 조력자이자 도박판의 브로커 ‘희진’의 주도 아래 드디어 큰 판이 벌어지게 되고, ‘철종’과 끈질긴 악연의 ‘두꺼비’까지 가세해 치열한 승부가 시작 되는데…
해설:
각종 갬블링부터 내기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까지 한국영화 속 단골 소재인 ‘도박’은 갈수록 그 형태가 다양해져왔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함께 등장 인물들간의 암투를 그려내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도박 소재 영화의 계보에 어디서도 본 적 없던 새로운 영화가 등장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숙한 스포츠인 ‘볼링’ 경기 이면에 숨겨져있던 ‘도박 볼링’의 세계를 그려낸 영화 <스플릿>이 바로 그것. 볼링에 인생이 엮인 4인과 그들을 둘러싼 거대한 도박 세계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액션과 드라마를 선사한다. 그 어느 스포츠보다도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볼링이 선사하는 스릴에 더해 전직 볼링 국가대표 ‘철종’(유지태)과 생계형 브로커 ‘희진’(이정현), 레인 위의 순수영혼 ‘영훈’(이다윗), 그리고 비열한 승부사 ‘두꺼비’(정성화)까지 네 인물이 이 도박 볼링판에서 조우하며 벌어지는 갈등과 대결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보이기에 충분하다.
감독 연출작:
2016년 <스플릿>
2018년 <국가부도의 날>
2020년 <인생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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