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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산소식

경산 자인장 국수 잘하는 집/솔이네 국수/깨끗하고 맛있는 집

by 토토의 일기 2018.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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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8일 장이 서는 경산자인장. 장날 장구경 하러 가끔씩 찾아가는 곳이다.

그 근처에 남편이 13년간 돈 벌어서 마련해 둔 자그마한 논이 있어 들에 다녀오는 길에 장에 들러서 간단히 식사도 해결하곤 한다. 시장에 있는 음식점마다 안 가본 곳이 없다. 다 맛있고, 시골 장터가 주는 소박한 느낌이 있다.

그 중에 콩국수 좋아하는 남편이 특히 좋아하는 집. '솔이네 국수'
개업할 때부터 단골이 되었다. 안 주인이 인상도 깨끗하고 친절하여 갈 때마다 기분 좋다.

자인시장 주차장 한 귀퉁이에 있다.

홀에 손님이 가득. 쪽팔려하는 분이 계실까 스티커를 과도하게 써보았다. 의외로 예쁘다. 흐흐. 암튼 갈 때마다 홀에 손님이 많다. 자리도 꽤 많은데 거의 차 있다. 

남편은 비싸도 맛있는 걸 좋아한다. 나는 맛없어도 싼 걸 좋아한다. 우리 인생은 첨부터 그랬다. 우쒸~

남편은 늘 검정콩국수를 먹는데 이날은 콩국수 면이 떨어져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늘 먹는 젤 싼 잔치국수를 시켰다. 이제 평등이 이루어졌다. 만세!!!!

국수량이 어마무시하다. 첨 가는 사람은 그 양에 기절한다. 우리는 익숙하다. 면사리가 수북히 올려진 국수그릇을 보면 흐뭇하다. 후루룩 ~  몇 번이면 끝난다.

맛있기 때문에 다 먹는다. 또 많은 양을 주는 사장님의 마음을 헤아려 귀한 음식을 남길 수가 없다.

사실 나는 잔치국수 마니아다. 어릴 때 아부지는 여름이면 날마다 잔치국수를 드셨다. 깊은 샘에서 찬물을 길어와 거기에 말아 드셨다. 대신 엄마가 만든 양념장은 정말 맛있었다. 별다른 고명 없이도 국수가 그렇게 맛있었던 것은 그 양념장 때문이었을 것이다. 국수가 끓어 오르면 준비해 두었던 열무를 같이 넣어 삶는다.  찬물에 몇 번 헹구어 사리를 만들어 그릇에 담고 다시 차가운 샘물을 부어 양념장을 끼얹어 먹었다.

여행지에서도 국수집만 보면 맛을 본다. 하지만 아부지가 농사 지은 우리밀로 뽑아 만든 그 국수만큼 맛있는 국수는 만나지 못했다.

그래 그런 날도 있었다.  엄마 아부지가 우리 곁에 함께 했던 날들. 그 때는 그런 국수조차도 맛있었는데.

솔이네 국수는 다른 집 국수보다 맛있다. 그래서 자인장에 오면 '솔이네 국수'에 들른다.

콩국수면이 떨어져 콩국수를 맛보지 못한  남편 앞에 사장님이 검은 콩물 한 컵을 슬며시 놓고 가신다. 아무 말도 안했는데 이렇게 헤아려 준다. 나는 콩국수 싫어하지만 한 모금 맛보았다. 고소하다. 직접 삶아서 만든 국물이니 인스탄트 콩국수와는 맛이 다르다. 남편의 까다로운 입맛도 통과한 맛. ㅎㅎ
 

나는 정직한 맛을 내는 음식을 좋아한다.
또한 말없이 정다운 사람을 좋아한다. 선한 얼굴을 좋아한다. 솔이네 집에 계속 다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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