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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올해 오동나무꽃 보셨나요?/2018.4.25./보랏빛 종들이 하늘 가득 달려 있어요.

by 토토의 일기 2018.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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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에 나들이 갔다가 보불로를 거쳐 보문단지쪽으로 내려오다가 밀레니엄파크 건너 천변에서 보랏빛 환한 오동나무를 보았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아들을 낳으면 그 기념으로 소나무를 심고,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었다고 해요. 소나무는 아들과 일생을 같이 하다 아들이 죽을 때 관을 짜는 데 쓰였고, 오동나무는 20여년 키워 딸이 시집 갈 때 가구를 만드는 재료로 썼다 합니다. 이렇게 아이의 탄생과 함께 심는 나무를 '내 나무'라고 한다는데요. 오동나무는 딸들의 '내 나무'였네요.

저희 집 뒤뜰에도 오동나무가 있었습니다. 이 나무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있었는데 비 오는 날 큰 둥치 옆의 잔 가지에 나있는 잎을 따서 쓰고 뛰어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고목이라 어느 순간엔가 베어지고 없어졌지만.

오동꽃이 예쁘다는 건 철들고 알았습니다.

국민학교 운동장 가에도 오동나무 고목 한 그루가 있어서 그 나무 그늘에서 공부했던 기억이 있는데. 60년대말 시골에 아이들은 바글거렸고 교실은 모자라 큰 나무 그늘 밑에 시멘트로 앉을 자리를 만들어 야외 수업을 받기도 했었거든요. (요즘 아이들에게는 신화시대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뉘어 등교했던 기억들도 있고요. 늦봄이 되면 오동나무 아래 보랏빛 종들이 무수히 떨어졌겠지만 감흥을 받았던 기억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서 오동꽃이 그렇게 예쁘더라고요. 남천 금곡리 쪽에서 상대온천 넘어가는 산길가에 오동나무가 몇 그루 있는데 그 꽃이 하도 예뻐서 일부러 찾아가 볼 정도였어요.

오늘도 경주에서 오동꽃을 보고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래서 차를 세우고 사진에 담았지요. 나무가 너무 높아 꽃잎을 가까이 찍지 못해 아쉬웠지만.

오동나무는 두 그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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