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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겨울방학에 꼭 봐야할 영화 한 편/말을 모아 나라를 지킨 사람들의 이야기, 영화 '말모이'

by 토토의 일기 2019.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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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말모이'를 보았어요.
(@CGV대구스타디움)

우리 말이 금지된 1940년대, 일제의 조선어말살정책으로 우리말과 우리글은 사라져갈 위기에 처해졌다. 말과 글이란 게 민족의 정신을 담는 그릇인데 그렇게 사라져가는 우리 조선말을 두고 볼 수만은 없어 목숨 걸고 우리말 사전 만들기에 나선 분들이 있었다. 나라 잃은 서러운 시대에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그분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말모이'

그 참혹한 시대에 우리말 사전 편찬이라는 큰 뜻을 품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생명까지 바친 분들이 계셨다는 게 놀라웁다. 대의가 살아있던 시대였다. 나라면 순희 아빠(유해진)처럼 할 수 있을까.

영화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줄줄 울고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을 울게 만든 영화, 극장을 나서면서 지금 우리가 쓰는 이 말과 글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해준 영화였다.

그분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말과 글을 소중히 사용해야겠다.


줄거리

1940년대 우리말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경성. 극장에서 해고된 후 아들 학비 때문에 가방을 훔치다 실패한 판수. 하필 면접 보러 간 조선어학회 대표가 가방 주인 정환이다. 사전 만드는데 전과자에다 까막눈이라니! 그러나 판수를 반기는 회원들에 밀려 정환은 읽고 쓰기를 떼는 조건으로 그를 받아들인다. 돈도 아닌 말을 대체 왜 모으나 싶었던 판수는 난생처음 글을 읽으며 우리말의 소중함에 눈뜨고, 정환 또한 전국의 말을 모으는 ‘말모이’에 힘을 보태는 판수를 통해 ‘우리’의 소중함에 눈뜬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바짝 조여오는 일제의 감시를 피해 ‘말모이’를 끝내야 하는데… 우리말이 금지된 시대, 말과 마음이 모여 사전이 되다.

감독 엄유나
감독택시운전사(2017), 말모이(2018)  천만관객각본

주연

유해진 김판수 역
베테랑(2015), 택시운전사(2017)

윤계상 류정환 역
범죄도시(2017),
6년째 연애중(2007) 

조연

김홍파 조갑윤 역
암살(2015), 검사외전(2015)

우현 임동익 역
왕의 남자(2005),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 

김태훈 박훈 역
명량(2014), 아저씨(2010)

김선영 구자영 역
국제시장(2014),
위험한 상견례(2011) 

민진웅 민우철 역
검은 사제들(2015), 재심(2016) 


송영창 류완택 역
베테랑(2015), 변호인(2013)


허성태 우에다 역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밀정(2016) 

이성욱 장춘삼 역
럭키(2015), 타짜-신의 손(2014) 

조현철 박봉두 역
마스터(2016), 터널(2016) 

조현도 김덕진 역
군도:민란의 시대(2014), 상의원(2014) 

박예나 김순희 역
말모이(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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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출처: 네이버영화


🎬 포스터 힘 주어 읽어보기

제목 '말모이'란 사전을 뜻하는 순우리말이자 조선어학회가 사전을 만들기 위해 일제의 감시를 피해 우리말을 모았던 비밀 작전의 이름이다.



📚영화를 보시기 전에 꼭 읽고 가시길 조선어학회 사건(출처: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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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어학회사건 朝鮮語學會事件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대외 침략전쟁에 깊이 빠져들고 있었던 시기인 1940년대에 일본은 식민지 통치를 보다 강화하면서 민족을 말살지경에 빠뜨리는 정책을 추진해갔다. 대표적인 것이 정신적 세뇌작업으로 한국인의 정신을 일본인으로 만들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황국신민화정책을 추진하였고, 한편으로 한국인의 이름과 성을 일본식으로 바꾸도록 하는 창씨개명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리고 한국인이 한국말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게 하고 일본어를 사용토록 하는 일본어교육정책이었다. 학교에서도 조선어 교육을 폐지하고, 일본어로 강의하고 일본어를 기본과목으로 가르치고, 학생들의 학교생활에서도 일본어만을 사용토록 강제하였다. 이와 같이 물질이 아닌 정신적 측면에서 한국인을 일본인화하려는 정책을 추진해나가는 가운데, 한국의 지식인층의 저항을 탄압하지 않으면 그 뿌리를 뽑을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일본의 침략이 본격화되는 1900년을 전후한 시기에 주시경(周時經)을 중심으로 한글연구가 확대되었다.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는 민족의 혼을 지켜야한다는 민족정신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하면서, 1921년 12월에는 조선어연구회가 창립되어 국어와 한글연구를 꾸준히 해나갔다. 1929년 10월에는 조선어사전편찬회가 조직되었고, 사전편찬을 위한 연구로 <한글맞춤법통일안>·<표준어사정>·<외래어표기> 등 국어의 제반 규칙을 연구 정리하였다.

일제는 한국인의 민족정신이 강한 사람을 사상범으로 분류하고, 그들을 탄압하기 위하여 ‘조선사상범 예방 구금령(拘禁令)’을 공표하여 민족운동이나 민족계몽운동을 하는 한국인을 마음대로 구속할 수 있도록 하였다(1941).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함흥영생고등여학교(咸興永生高等女學校) 학생 박영옥(朴英玉)이 기차 안에서 한국말을 하다가 조선인 경찰관 야스다(창씨개명한 일본 이름, 조선이름 安正黙)에게 붙잡혀 조사를 받던 중, 서울의 정태진(丁泰鎭)으로부터 민족정신을 지키도록 교육받았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정태진을 추적하였다.

그 결과 서울에서 조선어사전을 편찬을 하고 있음을 알아냈다. 당시 조선어사전은 대동출판사에서 인쇄를 하고 있었다(1942. 4). 나아가 정태진의 배후를 강력 조사하면서, 그와 관련된 조선어학회가 민족운동을 하는 단체라는 억지 자백을 받아냈다. 그리하여 한글교육 폐지와 조선의 지식인을 모두 검거해야한다는 단서를 갖게 되었다. 이로 인해 조선어학회 관련 학자들이 1942년 10월 1일부터 1943년 4월 1일까지 모두 33명이 검거되었고, 그리고 증인으로 붙잡혀간 사람도 48명이나 되었다. 이들은 검거과정과 취조과정에서 혹독한 고문을 당하였다.


📚 영화 '말모이'에 관한 설민석 선생님 특강 핵심


경성역 창고에서 원고 가방을 발견하는 장면은 영화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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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네이버영화


말과 글은 민족의 혼과 정신을 담는 그릇, 그 그릇을 끝까지 지키려했던 평범했지만 위대했던 그분들의 이야기를 영화 '말모이'를 통해 꼭 만나보시기 바란다. '조선말 큰 사전'은 위대한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낸 결과물이 아니라 조선팔도 구석구석의 사람들이 뜻을 모아, 마음을 모아, 말을 모아 완성했다는 점에서 이 세상의 그 어떤 낱말사전보다 위대하다. 그것도 나라를 잃은 상태에서 사전의 기초작업을 했다는 것이 더욱 눈물나고 감동적이다. 우리가 우리글과 우리말을 왜 소중히 아껴야 하는지 이 영화를 보면 가슴 저리게 와 닿을 것이다.


어린 순희(박예나)는 어찌나 천진난만 이쁜지, 그 어린 아이들이 나라 없는 설움에, 모국어를 뺏기는 억울함까지 ... 종내는 아빠까지 잃고 마는 슬픔을 겪게 된다. 나라가 없다는 것이 이리 서러운 일임을 영화는 보여준다. 그 울분과 슬픔으로 눈물이 줄줄 흐르는 걸 막을 수가 없다.


유해진은 100% 김판수. 연필에 침 묻혀가며 ㄱ,ㄴ,ㄷ을 배워 드디어 간판도 더듬더듬 읽고.

 집에도 안 가고 밤새워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을 읽으며 너무 슬퍼서 우는 장면은 우리의 말과 글의 힘을 판수가 깨닫는 장면이다. 글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 그 장면에서 판수는 확실히 깨달았을 것이다.

배우 유해진님은 언제나 맡은 배역에 100% 녹아들어 관객을 몰입하게 만드는 배우이다. 일자무식 순희 아빠로 자식을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 위해 하루하루를 가혹한 현실과 싸워가고 있는데. 자식을 짊어진 그에게 부끄러운 일이란 없어 보인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 자식 건사를 하는 게 삶의 최대 관심사일뿐.

그런 그가 아들의 월사금을 벌기 위해  책방 심부름 꾼으로 취직하면서 변해간다. 아니 변해 가는 게 아니고 그의 본 모습이 드러난다.  그 모습이 유해진의 찰진 연기 덕분에 웃기면서도 눈물겹다. 자식 앞에 자랑스런 아빠로 서고 싶은 그의 마음이 너무 와 닿는다.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기에 그는 사전 원고를 끌어안고 죽을 힘을 다해 달린다. 그 끝이 그리 되리라는 건 관객들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스윙키즈의 결말처럼, '말모이'의 결말도 눈물 펑펑 나는 결말이다. '스윙키즈'가 이념 대립의 냉혹함 때문에 개인의 꿈과 삶이 처절히 파괴된 영화라면  '말모이'는 나라 잃은 서러운 현실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파괴시키는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말뿐이랴, 인간적 자존심이나 그 목숨까지도 우리 힘으로 어찌 못하고 처분대로 따라야하는 기막힌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 목숨을 걸고 "말과 글의 집"인 사전을 만드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부디 시간을 내어 꼭 한번씩 보시기 바란다. 이런 영화가 천만관객이 드는 영화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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