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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대구 여름에 가면 좋은 곳/대구문학관/시원한 실내에서 문학을 통해 인생 만나기/2018.6.8.

by 토토의 일기 2018.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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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앙로에 있는 대구문학관은 향촌문화관과 같은 건물에 있다.

지하 1층은 음악감상실 녹향. 1,2 층은 향촌문화관. 3,4층은 대구문학관이다.

저번에 갔을 때는 향촌문화관을 둘러 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대구문학관과 지하 음악감상실 녹향을 둘러보기로 한다. 대구문학관 관람료는  무료이지마 녹향을 봐야하니
다시 표를 끊었다. (1000원)

계단으로 올라갔다. 층계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실내가 좀 어두웠다. (전시물을 보호하려면 너무 강한 불빛은 안 좋을 것이다.)


'촛불로 날아들어 죽어도 아름다운 나비'처럼 살다간 이상화 시인의 시들도 전시되어 있다.

3층은 대구 출신 문인들과 전쟁중에 대구로 피난 와서 활동한 문인들의 작품을 시대별로 정리하여 전시하고 있다. 교과서에서 만났던 익숙한 시인들의 얼굴도 있고, 생소한 얼굴들도 있다.

대구에서 발간된 시 동인지 '죽순'

빛바랜 옛날 시집이나 잡지들도 전시되어 있다. 누런 빛깔의 책들을 보면 읽을 게 귀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글자가 적힌 건 다 찾아 읽었던 글고픔의 시대였다. 그런 갈증의 시대를 살아온  탓에 도서관이나 문화관만 보면  미친 듯 가슴이 벌떡벌떡 뛴다.
 
 

소설가 빙허 현진건도 대구 출신이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인 손기정 선수의 쾌거를 보도하며 사진에서 손선수의 가슴에 붙은  일장기를 지운(소위 일장기 말소 사건) 이가 당시 동아일보 사회부장이었던 빙허 현진건이다.

그의 소설 '운수 좋은 날'에 나타난 우리 민족의 비참한 현실은 그가 그 당시를 얼마나 정확히 간파하고 있었나를 보여준다.

4층 기획전시실에서는 대구 태생 고월 이장희 시인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2018.8.26) 이장희 시인은 살아생전 개인 시집을 한권도 출간하지 못했다 한다. 문학지나 잡지에 발표된 그의 시들을 모아 전시하고 있는데 가난하고 쓸쓸하게 살아간 한 시인의 숨결이 느껴져 마음이 아팠다. 대구문학관에서 잡지에서 발췌한 시들을 모아 시집을 펴냈다고 한다. 관람객들께 배부했는데, 금방 동이 나버렸다고.
 재발간 할 수도 있다 하니 문학관에 들르시면 한번 관심을 가져 보시길. 살아 생전 시집을 가져보지 못했던 불우한 시인의 한을 풀어주려는 듯 문학관에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옛날 잡지나 문학지 속에서 그의 시를 찾아 한 권의 책을 엮었다니 그 노고가 따뜻하다.


4층에는 '행복한 문학서재'라는 작은 도서관도 있고, 책 읽을 공간도 있다. 더운 날인데도 냉방을  하고 있는지 실내가 시원했다. 초등생이나 중학생 자녀를 둔 분들은 아이들과 함께 와 보시면 좋을 듯하다.


동화 동시 구연방도 있고 동화감상방도 있다.


어릴 때부터 문화적인 체험을 많이 시켜주면 세상을 좀더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좋은 시설에 관람객이 너무 적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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