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가볼 만한 곳/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달성 용연사/천년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고찰

경산에서 달성은 별로 먼 곳도 아닌데 저는 용연사를 오늘 첨 가 봤습니다. 친구에게 송해공원이 유명하다는 얘길 듣다가 그 가까이에 신라시대 창건된 옛절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남편과 찾아 나섰습니다.

경산에서 앞산터널로, 상화로, 수목원앞 지하도로를 거쳐 터널 3개를 통과, 옥연지 가는 길로 내려 옥연지를 오른편에 두고 좌회전하니 용연사 가는 길입니다. 벚꽃 가로수길이 이어집니다. 아하 이곳도 벚꽃철에는 벚꽃명소이겠네요. (대한민국에 벚꽃 없는 길은 이제 없을 듯. ㅎㅎ) 2018.4.12.현재 벚꽃은 다 지고 없습니다.

저희는 네비게이션 없이 도로표지판만 보고 길 찾아가는 거를 좋아합니다.(사실 휴대폰이 꾸져서 용량이 적어 카카오맵을 다운받을 수  없어요.)

산사로 가는 길은 다 예쁘지요? 벚꽃철엔 더 좋겠네요.

일주문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경내로 들어섰습니다.

일주문 현판의 원판은 동화사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고 지금 걸려있는 '비슬산용연사자운문'이라는 현판은 원판글씨체를 복사한 것이랍니다.


일주문을 지나며 마음을 평온히 가다듬어 봅니다. 一心

용연사 경내에는 老巨수가 많아 유서깊은 절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간사 긴 역사를 묵묵히 지켜보아온 늙고 큰 나무들. 하도 커서 렌즈에 다 들어오지도 않아요.

극락교를 건너 천왕문으로 들어서며 좌우를 살펴봅니다. 오늘은 노거수들이 자꾸 눈에 들어옵니다.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을 모시는 천왕문. 용연사에는 사천왕을 그림으로 봉안하고 있네요. (보통은 조각상을 봉안한 절이 많은데요) 동서남북을 수호하는 신화적 존재들을 사천왕문에 봉안하는 까닭은 절을 외호하려는 이유와 출입하는 이들에게 사천왕이 지키는 청정도량으로 진입했다는 신성관념을 가지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합니다.

용연사 극락전은 목조아미타여래 삼존좌상을 모시고 있으며 좌우에 영산전과 삼성각을 거느리고 있어 본당으로서의 위엄이 느껴집니다.

극락전 앞에 서 있는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양식에 변화를 준 것으로 고려시대에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는군요. 사람들이 탑에 접근하여 훼손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울타리를 쳐놓고 거기다 소원카드를 달 수 있게 해 두었어요. 바람이 불 때마다 소원카드가 흔들리며 유리종이 풍경소리를 냅니다.


고즈넉한 산사 이모저모 구경해 보세요.

극락전으로 오르는 축대 위에 세워진 이층누각 안양루. 사물(범종,법고,목어,운판)이 걸려있는 아름다운 누각입니다. 원래 이름은 보광루였는데 최근에 안양루로 바뀌었다 하네요.

불이문을 지나

청운교를 건너면 명부전이 있습니다.

불이문 옆 동백나무 아래 물 고인 돌확에 산벚꽃과 동백꽃잎이 떨어져 있습니다.

이제 안양루, 천왕문을 다시 나서 극락교를 건너서, 건너편 산자락에 있는 금강계단을 찾아갑니다.

들어가는 일각문입니다. '비슬산 용연사 적멸보궁' 안내판을 한번 읽어 보세요.

금강계단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계단'이란 부처님사리를 모시고 수계의식을 행하는 곳으로 금강계단이라 하며 부처님이 항상 그곳에 있다는 상징성을 띠고 있는 곳이랍니다.

용연사 안내전단에 나와 있는 금강계단 모습입니다. 저 종모양 돌아래 부처님 진신사리가 들어있겠지요.

금강계단 앞에는 적멸보궁이란 편액을 단 전각을 건립하는데 적멸보궁에는 불상을 봉안하지 않는답니다. 금강계단에 부처님을 상징하는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어 거기에 예배하기 때문이라네요.

아래 자료를 더 읽어 보시면 용연사에 사리를 봉안하게 된 연유를 알 수 있습니다.

적멸보궁안을 자세히 들여다보시면 금강계단 쪽으로 창이 나 있는 게 보일 거예요. 저 창을 통해 금강계단에 봉안된 부처님 진신사리를 향해 절을 하겠지요.

여기에도 오래된 은행나무가 보이네요.

처음 와본 용연사. 크고 늙은 나무가 많아 신라시대 어느 골짝 같은 느낌이 나는 곳.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곳이란 곳도 오늘 처음 알았네요. 마음 번잡할 때 용연지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천천히 걸어올라오시면 더 좋을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주변 풍경 몇 점 더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