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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영천 가볼만한곳/할아버지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손자가 건립한 임고면 선원리 함계정사/ 2018.8.22.

by 토토의 일기 2018.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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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준씨 가옥이 있는 선원리에는 고택이 여러 채 있었다. 보통의 농촌마을과는 좀 색다른 분위기의 마을. 퇴락한 고가가 많았는데 다 널찍한 터를 깔고 있어 과거 돈깨나 있던 이들의 터전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정용준씨 가옥을 보고 마을을 포근히 싸안고 있는 마을 뒷산 둘레길을 걸어 내려오는 길에 (내려오는 길이 따로 없어 함계정사 바로 옆에 있는 어떤 농가 주택 옆으로 내려왔다.) 함계정사를 만났다.

함계정사 안내 입간판을 보고 담위로 올려다보니 함계정사라는 현판이 보였다.

함계정사(涵溪精舍)


◼시 대 : 조선시대 정조 1779년

◼ 소재지 :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선원리 509번지

◼ 지정별 :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230(Kyong sangbuk-do Cultural Property Material No. 230)

◼ 지정일 : 1990. 8. 7

◼ 규 격 : 정면 3칸, 측면1.5칸

함계정사는 함계(涵 溪) 정석달(鄭碩達 1660~1720)이 만년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함계정사기에 보면, 1702년 공이 43세되던 때에 함계정의 건립을 시도하였으나 재력이 부족하여 우선 안락재(安樂齋)라는 소재(小齋)를 건축하였고, 그 후로도 수삼차에 걸쳐 역사를 시작하였으나 빈번히 우환질고(憂患疾苦)로 정지 되었다고 자술하고 있다.

또 함계정사기 말미에 보면 그가 말년에 또 한 번 공사를 시작한 듯 하나 역시 끝을 맺지 못하고 타계한 것을 알 수 있다. 함계공의 손자인 죽비(竹扉) 정일찬(鄭一鑽 1724~1797)의 행장에 보면 기해년 즉 정조 3년(1779)에 함계공 만년의 소망을 준유의(遵遺意)하여 함계지상에 양심당(養心堂) 즉 함계정사를 창건하였다고 기록이 되어 있다.

따라서 본 정사는 일생동안 학문을 탐구하며 인품과 덕망이 높았던 할아버지(함계 정석달 선생)를 기리기 위하여 그의 손자인 죽비공이 1779년에 건립한 것을 알수 있다.

할아버지가 강학을 위해 몇 번이나 짓고자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해 생전에 뜻을 이루지 못했던 것을 그 손자가 마음에 두고 건립한 뜻깊은 건물, 임고면 선원리의 함계정사이다.

정면 출입문이 잠겨 있어 옆으로 가니 옆집에서 출입할 수 있는 쪽문이 열려 있었다. 함계정사를 관리하는 후손분의 집인가.

문 안을 들여다보니 봉선화가 뜰안에 소복히 피어 있었다.

정면 마루의 계자난간 아래에는 마늘이 매달려 있고,

측면을 보니 낡은 집 분위기가 물씬난다. 할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손자가 어렵사리 지었을 이 건물도 세월의 힘을 견뎌내진 못했나 보다.


나오면서 돌아보니 담장 위로 낯익은 나무가 보인다. 라일락 나무다. 사월이 되면 보랏빛 꽃향이 이 언덕에 흩날릴 것이다. 세월은 흐르고, 모든 것이 변해가도 또 살아있는 것들은 꽃을 피우며 스스로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다.

몇 걸음만 내려오면 동네 초입에 있는 주차장이다. 함계정사가 건립될 무렵 이 아래에는 시냇물(그 시내가 함계涵溪 아니었을까.)이 흘렀다는데 지금은 주차장이 되어버렸다. 내려오는 길섶의 배롱나무꽃이 무상한 세월과 자신은  상관없다는 듯이 화려하게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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