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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경주여행1/쓸쓸한 가을엔 기차여행/기차 타고 걸으며 여행하는 즐거움 / 2018.11.8.

by 토토의 일기 2018.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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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롱면허증을 소지한 지 이십 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에 스틱으로 운전 연습하다가 등반코스에서 시동이 꺼지는 바람에 식겁하고 운전을 포기했다.

그 이후, 나는 남편 차에 실려 이동하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볼일을 보러 다녔다.
요즘 기름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서 맘대로 다니기도 힘이 든다. 또 승용차로 움직일 때는 나도 모르게 이것저것 신경써야 할 일이 많아 여행을 다녀오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하, 그런데 방법이 생겼다. 내가 좋아하는 경주로 한 시간에 한 번쯤 동대구역에서 기차가 출발한다 한다. 늘 승용차로만 다녔으니 그걸 몰랐다. 넘나 좋다. 이제 시간나는 대로 가봐야지. 경주까지는 편도에 5000원(무궁화). 그저다. 경주역에 내려서는 걸어서 어디든 다니면 된다. 먼 곳은 시내버스를 타고. ㅎㅎ

걸어서 역으로 간다. 역이 가까이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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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역.
넓고 쾌적한 역대합실. 언제나 맞이방에서는 전시회가 열린다. 기차를 기다리면서 전시회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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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미 캘리그라피전

글씨가 참 예쁘다. 작품을 판매도 한다.

예쁜 글씨, 마음에 와 닿는 글귀들이 대합실 창가에 죽 전시되어 있다.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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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에서 동대구역까지 2600원(무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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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역 승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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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동대구역에 도착. 여기서는 경주로 가는 무궁화로 환승해야 한다. 동대구에서 출발하는 동네언니들과 합류. 혼자하는 여행은 심심하니께. ㅎㅎ 타는 곳 3번에서 경주방면으로 가는 무궁화를 탔다.

기차 안에서 내다본 동대구역 승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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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기차여행은 가히 환상적이다. 기차는 2량이 출발했는데, 승객은 대부분 배낭 맨 할머니들. 늙은 할매, 중늙은 할매, 초보 할매. (듬성듬성 청춘들도 낑겨 있었지만.)
나이 들어서 친구들과 돈 안드는 기차여행 할 수 있는 그 자신감은 X염색체들만 가능한가. 남자어른들은 거의 안 보이니 ... 차창 밖을 스쳐가는 비오는 날의 가을 풍경에 모두들 탄성과 환호를 지르고. 마치 수학여행 가는 기분이다. 달려가는 기차 안에서 사진을 막 찍어보았다. (너무 예뻐서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아래 사진들은 동대구에서 경주까지 가는 창밖 풍경이다. 비 내리는 날이라 하늘은 잔뜩 흐리고, 기차는 달리고 있으니 사진 속 풍경도 흐릿하다. 그래도 기차를 타고 가면서 내다본 풍경은 너무 좋았는데 ....  사진은 그 느낌을 다 담아내지 못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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