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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어릴 때 타본 자전거를 몇 십년 만에 타보았다. 매호천을 내려가 금호강 자전거길로 올라서서 팔현마을에 있는 수성패밀리파크까지 갔었다.
한번도 걸어보지 않았던 금호강 강둑길. 올라서니 습지에 나무가 뭉실뭉실 자라있고 갈대가 쭉 펼쳐져 있는 게 보였다. 이리 예쁜 풍경을 차를 타고 다니면서는 볼 수가 없다. 가을 깊어지면 도시락 싸서 운동화 신고 걷고 싶다. 중간에 다리쉼을 하면서 김밥도 먹고, 커피도 한 잔 하고. 마음 맞는 친구들하고 하루종일 휘적휘적 걸어봐도 좋겠다.
여행. 꼭 멀리 안 가도 우리 가까이에 차를 타고 다니느라 못 본 곳이 너무나 많다. 일상이 지겹다면 가까이 있는 낯선 길을 천천히 걸어 보시라. 보지 못했던 많은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전거로 같이 이동하는 일행이 있어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다. 갈대밭은 꼭 찍고 싶었는데 놓쳐서 아쉽다.
수성패밀리파크에 예쁜 가을 장미가 피어 있었다. 향이 몹시 진해서 거기서 한동안 꽃구경을 하다가 돌아왔다.
하늘이 몹시도 파란 날이었다.
금호강둑을 걸으시려면 수성패밀리파크에 주차하고(주차요금 무료) 강둑으로 올라가서 매호천 방향으로 걸으면 예쁘다. 철새 탐조대도 몇 군데 있고 좀 걷다 보면 갈대밭도 보인다. 그늘이 거의 없으니 모자는 필수. 천천히 걸으면서 강변에 자란 나무에 가을이 물드는 걸 바라보시라. 바람에 흔들리는 강아지풀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얼마나 시적인지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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